[이천 한익스프레스 참사 공동성명서]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합니다

이천의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공사현장 화재로 사망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당하신 분들이 하루빨리 쾌유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희생자 가족들이 가장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정부는 희생자 가족들이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을 마련하고, 정확하고 빠르게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사망자의 신원이 빠르게 확인되어야 하고, 수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알려야 하며, 이후 대책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밝혀야 합니다. 정부 책임자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보를 주기적으로 제공해야 희생자 가족들의 불안과 고통이 가중되지 않습니다.

원인을 제대로 규명해야 합니다. 위험물질을 쌓아두고도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노동자의 알권리도 보장하지 않는 현장, 위험한 상황에서 강요되는 무리한 공사, 책임을 분산시키고 위험을 아래로 전가하는 다단계하도급 구조, 부실한 관리감독 등 이런 참사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구조적인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관성적인 원인 규명은 용납되지 않습니다. 제대로 원인을 규명하려면 노동자들과 희생자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 시공사인 건우, 그리고 그 아래 9개의 하청업체, 그 아래 얼마나 많이 오고갔는지도 확인하기 어려운 일용직 노동자들… 전형적인 다단계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런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발주처와 시공사는 책임에서 빠져나가고 하청업체 말단 관리자만 책임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제대로 책임을 묻지 않으면 이런 일은 또 발생합니다. 물류센터 건설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진 원청이 책임을 지도록 지켜보고 개입할 것입니다.

또다시 희생자나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모욕과 폄훼가 있을까 두렵습니다. 희생자 가족들은 왜 자신의 가족이 죽어야 했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유가족들의 문제제기와 투쟁이, 똑같은 사고가 반복적으로 벌어지는 현실을 바꾸는 힘이 됩니다. 그러니 유가족에 대한 모욕이나 폄훼에 대해 엄중히 처벌해야 합니다. 언론도 취재과정에서 희생자 가족들의 인권이 존중되도록 하고, 진실을 끈질기게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주시기를 당부합니다.

죽지 않았어야 할 목숨들이 기업의 이윤논리 때문에 죽어갑니다. 이것은 정부의 방조 아래 저질러지는 ‘기업에 의한 살인’입니다. 우리는 요구합니다. 기업살인을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생명안전기본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없애야 합니다. 위험할 때 노동자들이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한도 온전하게 부여되어야 합니다. 제대로 관리감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지켜볼 것이며,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온 힘을 다해 싸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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